김포골드라인을 탔다. 운양역에서 내렸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진 않았다. 퇴근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각이었다. 3번 출구로 나왔다. 미리 도착해있던 단편선 씨 일행 ― 단편선 씨와 직장동료 도희 씨 ― 과 길을 헤메고 있던 다진 씨를 만났다. 길 건너 연안식당에 갔다. 주변엔 프랜차이즈 식당 밖에 없었다. 이천 년대 초반의 가요 ― 버즈나 빅마마 같은 것들이 ― 흘러 나왔다.

이름 없는 녹음실에 도착했다. 단편선 씨의 직장 동료 ― 기술 감독님 ― 가 운영하는 녹음실이었다. 상아 건반의 야마하 C7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다. 한국에 몇 대 없는 제품이라고 했다. 〈거북이〉, 〈붉은 밤〉, 〈수몰〉, 〈식물원〉, 〈있다〉를 녹음했다. 어떻게 칠 지에 대해서 ― 무엇을 칠 지는 정해져 있었다 ― 많이 이야기 했다. 연주가 담아야 하는 정서에 대해서. 프로듀서는 다진 씨의 마음의 '느와르'를 주입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