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물었다. 사회학이 음악에 영향을 끼쳤는가. 나의 대답은 "그렇다." 대학에 입학해서 대학원을 수료하기까지 10년 간 ―중간에 짧지 않은 공백이 있지만― 사회학(적인 것)을 보고 들었다. 보고 듣는 것이 말하고 쓰는 일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 다면, "그렇다" 하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유재석이 음악에 영향을 끼쳤는가 물어보아도 나는 "그렇다" 말할 것이다. '서세원의 토크박스'에서 주사위를 던지던 시절부터 '놀면 뭐하니'에서 노래하는 지금까지, 20년동안 그를 보고 들었다. 유재석이 아니라 코난 오브라이언이 진행하는 방송을 보고 자랐다면 난 꽤나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고 싶다. 인생의 몇 가지 경로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용성들을 모아 두고 노래를 쓰게 한다. 고등학교를 그만 둔 용성, 대학 진학을 포기한 용성, 철학과에 간 용성, 사회학과에 간 용성 등등. 그리고 평론가 및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묻는다. 이 중 어떤 것이 사회학과 졸업생의 노래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