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을 한다. 효과는 그다지 없다. 김윤아 씨의 말*이 떠오른다. "대답을 잘 해야 해. 어느 쪽이 자기한테 유리할 지 생각해 봐.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효과가 안 났다는 건, 자기한테 재능이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어요."

기회 비용을 생각한다. 입장권 가격으로 할 수 있는 것들. 소설 한 권과 영화 두 편. 내 공연이 소설 한 권과 영화 두 편 보다 낫기를 항상 바란다. 찾아온 관객들이 "아, 차라리" 하며 후회하지 않기를 항상 바란다.

다른 가수와 비교도 한다. 내 티켓은 18,000원이고 푸하 씨 티켓은 24,000원이다.** 내 공연이 푸하 씨 공연보다 딱 6,000만큼만 모자르기를 바란다. 하지만 실제론 어떨까. 나는 푸하 씨의 반 정도도 하지 못한다.

불량품을 팔고 싶지 않다. 사기꾼이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불량품을 파는 사기꾼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연습이란, "할만큼 했어"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비열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

*위대한 탄생
**재미공작소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