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엔 우열이 없다거나 예술엔 등수를 매길 수 없다는 식의 말이 싫다. 세상엔 엄연히 좋은 음악이 있고 나쁜 음악이 있다. 그리고 내 음악은, 조금 뻔뻔하고 건방지지만, 좋은 축에 속한다. 매일, 매주, 매월, 매년, 터무니 없이 많이 만들어지는 대중음악의 95%보다 내 음악이 좋다.

5% 안에서 내 음악은 어디에 있을까. 예술이 콩알만하게 보이는 가장 높고 가장 구석진 자리에 있는 것 아닐까. 머나 먼 전광판에 눈이 절로 찌푸려지는, 때 없이 화장실 갔다 오는 녀석들로 북적이는, 쉬는 시간 만난 S석의 음악가가 "어떻게 그런 데서 예술을 봐요?" 진지하게 걱정해주는, 그런 자리에 내 음악이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