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말했듯, 음악시장은 꽤나 분절되어있고 단위 사이의 교류는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BTS가 그래미 시상식에 오른다고 《김일성이 죽던 해》의 매출이 오르지는 않는다. 적하효과는 이곳에서도 환상이다. 돈은 도는 곳에서만 돈다.
정부는 시장실패를 교정하는 대신 지원금으로 유지 되는 일종의 '보호구역'을 만들었다. 하지만 '보호'의 강도와 범위는 ― 스스로 음악을 한다고 말하는 ― 업자들로 인해 계속 쪼그라든다. 그들은 화전민처럼 토양을 착취하고 약탈한다.
그러는 와중에 (이쪽)시장을 떠받쳐 온 ― 어쩌면 한국 사회 전체를 떠받쳐왔을 지도 모르는 ― 순수한 애호나 헌신의 가치는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그런 것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 이제 희귀종이나, 현실을 모르는 무지렁이 취급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