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자주 불렀다. 〈김일성이 죽던 해〉와 〈울면서 빌었지〉에서, 〈사골〉과 〈중학생〉에서. 너무 부른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엄마 쿼터Quota'란 것까지 만들었다. 엄마가 등장하는 곡은 한 공연에서 몇 곡 이상 부르지 않겠다, 하는 규칙.
그런 걱정을 한다. 사람들이 내 노래를 사모곡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나는 어느새 장년이 되었고* 다 자란 사내가 부르는 엄마는 의도와 상관없이 종종 사모곡의 맥락에 놓이곤 하니까.* 물론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사모곡은 역겹다. "소로 못 태어나면 여자로 태어난다."** 여성의 엄마 노래는, 가장 깊은 증오를 표현하는 순간에도, 연대의 노래다. 한편 남성의 엄마 노래는, 가장 깊은 반성과 사랑을 말할 때 조차도, 모욕의 노래다.
*주병선 씨는 스물다섯즈음 〈칠갑산〉을 냈고, 태진아 씨는 마흔즈음 〈사모곡〉을 냈다. 나는 둘의 중간 쯤에 있다.
**현기영, 순이삼촌. 글귀를 애써 외우지 않는 편임에도, 기억에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