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출근 일. 사무실에 도착해 근무일지를 쓰고 교육을 받았다. 시옷과 바람과 잡담을 했다. 해파 씨가 룰랄레를 먹으러 가자 말했다. 크게 고민하다 거절했다. 지난 밤 세 시간 밖에 자지 못해 너무 피곤했다. 녹음실 근처에 가서 잠깐 눈을 붙일 예정이었다. 여기어때를 설치했다. 신규 가입 쿠폰을 받아 만구천 원을 주고 방을 빌렸다. 오아시스란 이름의 호텔이었다.

씻고 누웠다. 한 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푹 자진 못했다. 방이 추웠고 밖은 시끄러웠다. 문 여는 소리, 문 닫는 소리. 사람이 지나다니는 소리. 흥미롭지 못한 것들만 잔뜩 울렸다. 두 시에 깼다. 녹음은 세 시부터였다. 조금 일찍 가서 조율사를 만나야 했다. 자는 동안 메시지가 몇 개 와 있었다. 해파 씨였다. 둘이서 카레를 먹었다는 고백 겸 자랑. 3월 초에 한 번 더, 나도 껴서, 가기로 했다.

녹음실에 도착했다. 학주 씨는 믹스를 하고 있었다. 다진 씨가 왔다. 유동 씨와 함께. 단편선 씨는 집에 들렸다 와야 해서 늦는다고 했다. 깜빡하고 기타를 두고 왔다고. 다진 씨는 피아노 앞에 앉아 손을 풀었다. 학주 씨는 마이크를 설치했다. 나는 음료 주문을 받았다. 이번엔 폴 바셋을 갔다. 호기롭게 쿠키도 두 개 주문했다. 팬 한 분이 간식을 사 먹으라며 돈을 보내줬다. 지갑이 두둑했다.

녹음을 마쳤다. 단편선 씨와 다진 씨, 유동 씨는 인천에 간다고 했다. 유동 씨 작업실에서 새로 나올 싱글 "디플로도쿠스"를 매만진다고 했다. Pa.je 씨가 장어를 들고 유동 씨네 집에 찾아올 예정이라고. 다같이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향했다. 걸어 가며 단편선 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셋은 신도림 역에서 내렸고 나는 영등포구청까지 가서 오호선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