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똘빈씨와 단편선씨를 만났다. 각자 집에서 가까운 세 개의 선로 모두가 모이는 곳이었다. 도착순서는 나, 단편선, 똘빈 순. 하늘은 파랗고 볕은 뜨거웠다. 큰 창 낸 2층이 밝고 좋았지만 해 가릴 것이 없어 지하로 갔다. 아직은 오전이라 빛이 깊게 비췄다.
단편선씨의 디테일한 자기소개로 식은 시작되었다. 국민의례는 생략했다. 드뷔시 산장이 본래 타로까페였다는 것과, UX/UI 디자인이 그나마 돈이 된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김일성이 죽던 해》라는 이름에서 하드코어 펑크를 떠올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편선씨는 다소 구식인 음악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비주얼의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와는 다르게 러프한 바람이었다.
몇 가지 안들과 레퍼런스가 살짝 오고 갔다. 구체적인 것은 딱히 정하지 않았다. 돈이 되는 작업도 아니니, 똘빈씨 본인의 마음에 들고, 개인의 커리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작업들을 하시라. 같은 이유에서 수정요청은 거의 없을 것이니 편하게 작업하시라. 단편선씨가 이야기했다. 텀블벅 굿즈로 쓸 책 출판에 대해, 굿즈 이미지에 대해, 공연포스터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