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H'와의 인터뷰였다. 사기꾼이 어떤 사럄이냐는 물음을 들었다. 이런 저런 말을 했지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그 뒤로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어떤 사람이 사기꾼일까. 문득 옛 생각이 났다. 가장 사기꾼 같았던 사람.
여름 훈련의 끄트머리였다. 생활관 누군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에 대해 물었고 ― 상경계열 전공의 ― 그는 아주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경쾌한 발성과 다문 입 올라간 꼬리가 그의 답을 지지했다. 너무 간단해서 틀릴 수조차 없어 보였다.
몇 해 뒤 다시 만난 그는, 여전히 모든 것을 쉽게 ― 어려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 듯한 투로 ― 말하고 있었다. 시의원인 자신의 아버지와 축구협회장을 지냈던 재벌-정치인의 관계를 자랑하면서. 동기들은 모두 그를 마뜩잖게 여겼다. 하지만 그는 그것조차 너무 쉽게 생각했다. 잘 훈련 된 미소로 모든 것을 반사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