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과에선 어떤 걸 배우나요. 경영학을 싫어하는 법을 배웁니다. 절반쯤은 농담이다. 수많은 사회학도가 경영학 복수전공과 대기업에 입사를 희망한다는 점에서.* 절반쯤은 진담이다.** 내가 그걸 배웠다는 점에서. 물론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지만.***

경영학은 새 시대의 우생학이다. 사회는 경영이란 이름으로 사람을 죽인다. 열차로 치어 죽이고, 벨트로 졸라 죽이고, 쇳물에 빠뜨려 죽인다. 10년 전 일이다. 기업가가 방문했다. 학교 운영에 경영기법을 도입하겠다며. 친구들은 다리에 올랐다. 이제 와 경영을 입에 담을 용기는 없다. 그때 다리에 오를 용기가 없었듯이.

부쩍 많이 보이는 단어들이 있다. 마켓팅, 브랜딩. 모두가 그게 필요하다 말한다. 하지만 말은 그저 말뿐인 걸까. 말을 떠받치는 사상과 의지 그것이 속한 세계에 삶은 어느새 물들지 않을까. 그런 말을 하며 과연 다르게 산다 말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도 언어가 필요한 것 아닐까.

* 심지어 노무사 자격증을 따고 대기업에 입사한다. 나는 그것이 악질적이라 생각한다.
** 자신 있게 들 수 있는 사례는 나 하나 뿐이지만 그래도 절반이다. 막무가내 통계다.
*** 내가 나온 대학의 사회학과는 98년에 설립되었다. 전통이나 색깔을 갖기엔 너무 늦은 시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