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가수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의 트롯을 부르지 않는다. 데스파시토를 부르고, 크러쉬를 부른다.* 이들을 묶는 것은 음악적 특징이 아니라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하는 태도다. 트롯이란 팔리는 음악을 좋은 음악으로 규정하는 일종의 예술관이자 경영관이다.**

인디에도 트롯이 있다. 시장이 '인디'라는 것에 요구하는 여러 주제들―힐링, 위로, 휴식―을 적절히 배합하고 성공한 가수들의 형식을 차용하여 만든 노래들이 그것이다. 음원서비스 내에서 '인디'로 분류되어 유통 되는 노래 대부분이 이러한 곡들이다.***

인디-트롯이 트롯 만큼 흥하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지닌 태생적인 모순 때문이다. 트롯이 돈을 땡기는 것은 어색하지 않지만 인디-트롯이 돈을 땡기는 것은 혜민스님의 풀소유처럼 어색하다. 소비자들은 그것을 날카롭게 감지한다. 자신의 픽이 거리에서 들릴 때 그들은 수고롭게 하트를 뺀다.

*티비조선 사랑의 콜센터.
**'통속적'이라는 비평적 혐오의 표현은 이들에게 더 이상 모욕이 아니다. 시대는 변했다. 한 때 유행이었던 "부자되세요"라는 외침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것은 세속에 속된 것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 때 철학의 기대주였던 예술은 장예서 내려왔고 이제는 예술연然하는 경영만이 남았다.
***나는 예전에 그러한 노래들을 "짭나비", "짭센치" 등이라 표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