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는 멋있는 사람이다.

단톡방이 개설되었다. 기획자는 포스터를 공유하며 홍보를 요청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 포스터를 올리는 것이 모객에 도움이 될까. 소문에 동했던 마음이 차게 식지는 않을까. 기획자의 미감을 믿어도 되는 것일까. 그에겐 나도 이 포스터 정도로 괜찮은 것일까? 홍보용으로 준비한 출연진 인터뷰 또한 다소 불성실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여느 때처럼 홍보를 했다. 먼저 하는 공연을 먼저 홍보한다는 원칙 때문에 자주 말하지는 못했다. 기획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 얕은 경험에서 나온 우려 몇 가지도 전했다. 홍보와 예매가 항상 관계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인터뷰를 올려도 예매율은 별로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올 사람은 오고 오지 않을 사람은 오지 않을 것이다.

예매가 저조했다. 기획자는 출연진을 채근했다. '"뮤지션 셀프홍보"가 제일 효과적인 것이 "팩트"'라 말하며. 특별한 대안은 없었다. 불만스러웠지만 조심스러워 아무런 티도 내지 못했다. 빈 말로 시작해 뼈 말로 끝나는 톡이 며칠간 오갔다. 그러던 중 'E'가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속 된 홍보 요구가 질책에 가깝게 느껴질 때즘이었다.

'E'는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