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만난다. 연봉이야기가 나온다. 연봉과 거리 먼 생활을 해온 나는 궁금한 게 많다. 이것저것 물어본다. 계약은 어떻게 하는지, 협상은 어떻게 하는지. "근데 너가 연봉을 올렸는데 니 옆에 애가 그거 보고 "저도 올려주세요"하면 어떻게 되는거야?" "서로 연봉을 몰라." "왜 몰라?" "계약서에 그렇게 써 있어. 말하지 말라고." 깜짝 놀란 나는 묻는다. "그럼 노동조합은 어떻게 만들어?"

계약서를 내민다. 찬찬히 훑어본다. 살펴 읽는다고 달라질 건 없다. 나는 돈이 필요하다. 싸인을 하면 돈이 들어온다. 거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감독이 내려가며 말한다. "철수, 천용성 촬영 안 한대." 십수명의 스탭이 웅성댄다. "왜?" "계약서가 맘에 안 든대" 구시렁 대는 소리가 들린다. "미친 놈, 지가 뭐라고." 쓸데 없는 상상을 하며 뒷장을 본다. "제 ○조 (비밀유지) 본 계약 내용을 제 3자에게 누설 행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