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실'*에 있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했다. 나는 노래를 불렀다. 이우성 씨는 그림을 그렸다. 카메라는 서로의 머리 너머에 있었다. 화면엔 눈이 닿지 않았다. 평소보다 편한 마음으로 소리를 냈다.

모두가 눈을 가린 수박 깨기 같은, 이상한 기획이었다. 눈 먼 사람들이 소리를 냈고, 술래는 거기에 맞춰 열심히 ― 걸리면 깨보겠단 기세로 ― 막대기를 흔들었다. 달리면 절로 웃음이 나는 아이들같은 마음으로.

*서대문구 홍은동 4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