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순한글〉, 〈전역을 앞두고〉의 노래를 녹음했다. 세 곡은 모두 ROOM306의 프로듀서 FIRSTAID씨가 편곡했다. 기다린 만큼 좋은 곡이 나왔다. 감히 내 앨범에 실어도 되나 우려가 될 정도였다. 세 곡은 각각 윤상을 위시한 90년대 가요, 카일리 미노그의 〈Can't get you out of my head〉, 캐스커 등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Can't get you out of my head'를 〈딴생각〉의 영문명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동물원〉의 녹음이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쿨녹음"에 기분이 좋은 단편선씨는, 오늘 용성씨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며, 가능하면 〈전역을 앞두고〉까지 녹음해보자고 했다. 전날 잠을 많이 못 자서 목 상태가 신경 쓰였는데 기우였나보다. 〈순한글〉을 녹음하기 전 단편선씨의 춤을 감상했다. 그는 자신 있게 "저 춤 꽤 춥니다"라고 말했다. 한받씨나, 위댄스의 유명한 팬을 섭외해 뮤직비디오를 찍으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했다. 두 번째 녹음도 금방 끝났다.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뽕글탱글'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구마 피자에, 단편선씨는 크림불짬뽕, 나는 맑은 짬뽕을 먹었다. 〈서울라이브〉 지원사업 이야기, 인디씬 이야기를 했다. 배가 많이 고팠다. 21시 이후 금식을 하는 생활을 약 10일째 하고 있었다. 늦 새벽에 자는 터라 배고픈 밤이 너무 길었다. 아침에 편의점에서 빵과 퀘이커 오트밀(단맛)을 사 먹었지만 배는 차지 않았다. 아침도, 점심도, 노래에 방해 될까 봐 맘 놓고 먹지 못했다. 밥은 단편선씨가 샀다. 수요일까지 지원서를 대강 써서 보내주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순한글〉 통기타를 녹음했다. 잘 친 부분을 잘라 사용하기로 했다. 조금 쉬다 〈전역을 앞두고〉를 녹음했다. 편곡 과정에서 높아진 반 키를 다시 내렸다. 〈난 이해할 수 없었네〉의 앞부분과 코러스를 내 목소리로 녹음해봤으나 어울리지 않아서 다시 빼기로 했다. 녹음은 5시 20분경에 종료했다. 녹음을 마치고 컴퓨터를 고치러 이천에 갔다. 아빠는 파일이 '도망'갔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

여담이지만, FISRTAID는 단편선씨와 같은 리듬게임 동호회 출신이라고 한다. 그 동호회는 수많은 음악가를 배출했는데 그중 최고의 아웃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