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에서 병욱이를 만났다. 별나무 합주실 위에 있는 '303'이라는 까페에서. 중학생 쇼케이스 때 만나 LP를 건네주려 했는데 쇼케이스가 취소 되는 바람에 조우도 자연스럽게 취소 되었다. 이번에 안 보면 너무 늦어질 것 같았다. 지난주 먼저 연락 해 인터뷰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학연·지연에 얽매이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나보다. 3년 내내 같은 반 한 번 한 적 없던 친구와 이렇게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 대학 선배인 현정씨(유니콘) 만날 때도 그렇게 기뻤는데. 오래 전에 누가 누구를 좋아했었다, 하는 이야기들을 꽤 했다.
망원역 근처 헤키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어젯 저녁 추천 받은 돈까스 집이었다. 가난한 음악가를 외면할 수 없다며 병욱이가 샀다. 딴 얘기를 하느라 준비한 질문들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음에 한 번 더 만나 인터뷰를 이어가기로 했다.
고등학교 동창한테 카톡이 왔다. 무슨 일이냐 물으니 "클래식 하게" 전화로 하잰다. 집에 들어 와 전화를 했더니 본인이 디자이너로 일하는 의류 회사에서 연예인 협찬을 하고 싶은데 그 ―나와 중학교 동창인 배우―와 연결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상황도 상황인데다 여러가지로 괘씸하여 거절을 했다, 단호하지는 못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