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조금 넘어 일어났다. 어제 마스크를 사 온 친구가 일찍 가지 않으면 동이 날 거라며 겁을 준 터라 10시에 알람을 맞춰 놓았지만 결국은 평소에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고 말았다. 못 들은 것은 아니었다.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 우산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약국 ― 치킨 한 마리를 만원쯤에 파는 '치킨 사냥 '옆에 있는 ―으로 갔다. 줄은 없었고 마스크는 있었다. 신분증과 3천원을 내고 신분증과 마스크를 받았다. 집 가는 길, 먹을 걸 살까 했는데 딱히 생각나는 건 없었다.

노래 연습을 조금 하다 머리를 자르러 갔다. "네, 네"만 20번 정도 했더니 머리가 잘려 있었다. 단정한 머리로 마트에 갔다. 너무 달아 못 먹겠는 콘푸라이트에만 노란 딱지가 붙어 있었다. 빈손으로 나왔다.

유니짜장을 시켜먹으려 했는데 친구가 술을 마시러 가는 바람에 최소주문금액을 맞출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집 앞 백반집으로 갔다. 주 메뉴는 가자미구이와 미역국이었다. 홍어무침, 마늘쫑볶음도 있었다.

TV에는 대만에 간 트로트 가수들이 나오고 있었다. '쌈바의 여인'을 부르는 설운도를 보며 '진격의 거인'과 비슷한 작명이군, 하고 생각했다. 저쪽 테이블에 앉은 노인들은 남진의 나이 ― 해방둥이라고 한다 ― 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며칠 전 나를 암살하려 했던 바로 그 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