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피자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만원이 살짝 넘는 가격의 부페였다. 피자 서너 종류와 샐러드바가 있었다. 사람이 꽤 많았다. 요즘 같은 때에 이 정도면 평소에는 더 많지 않을까. 망한 줄 알았는데 어떻게든 살길을 찾은 것이 신기했다. 내가 안 가고, 안 보고, 안 먹는다고 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여전히 한국 청바지 판매 1위는 뱅뱅일까? 피자 3조각에 이것저것 배불리 집어 먹고 나왔다. 첫끼라 그리 많이 먹지는 못했다.

피잣집 가는 길에 어떤 남성과 마주쳤다. 국방색 반팔셔츠 ― 얇고 목이 많이 파인 것이 속옷 같았다 ― 를 입고 검은 야구모자를 썼다. 모자 밑으로 무성의하게 기른 머리가 어깨춤까지 나와 있었다. 마스크 없이 오던 그가 별안간 거칠게 재채기를 하였다. 순간 나와 친구 모두 움찔 했다. 태연하게 걸음을 이어나갔지만 여간 찝찝한 것이 아니었다. 한편으론, 찝찝해 하는 내가 찝찝하기도 했다. 기침이 죄도 아니고.

오늘은 3권의 책주문이 들어왔다.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 '경제와 사회', '산업사회의 이해'. 배트맨은 어제 알라딘에서 팔아버린 관계로 품절 통보를 했다. '경제와 사회'는 발송했고, 나머지 하나는 월요일에 발송할 예정이다. '경제와 사회'는 한 챕터 밖에 읽지 않았다. 아깝지만, 둔다고 더 읽을 것 같지도 않으니까.

내일은 대학동기의 결혼식이 있다. 오후 3시 30분 결혼식이다. 이런 시간대의 결혼식은 처음이다. 코로나 때문에 식사제공을 안 한다고 한다. 친구들을 미리 만나 밥을 먹어야 하나, 끝나고 먹어야 하나 잠깐 고민을 했다. 전염이 신경쓰여 불참한다는 L로부터 축의금을 대신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아까 다른 동기에게 "내일 결혼식 오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다들 눈치게임을 하고 있는걸까. 3월에 가야할 결혼식이 3개나 있었는데 뒤의 두개는 미뤄졌다.

내일 입을 옷을 골랐다. 살이 쪄서 맞는 옷이 몇 개 없다. 옷이야 사면 되지만, 지금 몸에 맞춰 옷을 사고 싶지는 않다. 예쁘지 않으니까. 안 입는 옷 몇 개를 골라 의류수거함에 넣었다. 지지난주 장례식장에 갈 때 입었던 티아이포맨 코트, S가 갖다준 칼하트 후디, 직구로 구입한 하늘색 조거 팬츠.